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대구를 20일 방문했다. 윤 전 총장은 “민주화운동이 시작된 진보적 도시”라고 대구를 추켜세우며 대구의 표심 결집에 주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참배한 뒤 2·28 민주운동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을 만나 “4·19 혁명은 2·28 대구 의거에서 시작됐다”며 “민주화운동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을 수호하는 보수는 이 지역에 전혀 없다”며 “(대구는) 기득권을 타파하고, 국민의 권리를 중요시하고,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리버럴하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념탑 방명록엔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 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습니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서문시장도 방문해 “노후화된 시설의 보완이라든가 재건축을 활성화해서 시장의 하드웨어를 좀 바꿔줘야 한다”고 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방역의 상징이 됐던 대구 동산병원에선 여권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여당에서) 코로나 확산 저지를 위한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중국)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막 나오는 와중에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이 상하고 상실감이 아주 컸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2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당시 대변인이 대구의 코로나19 대책으로 “최대 봉쇄 조치”를 언급했다가 논란을 빚고 사퇴한 사실을 꼬집은 것. 또 “초기에 코로나19가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정말로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잘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거란 얘기할 정도”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구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언어를 하는 것은 대통령 예비후보 격에 맞지 않는 언어”라고 비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