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1분기보다 많이 팔리지만
올해 칩 모자라 출하 10% 줄어
공급 달리면서 가격 오르는 추세
글로벌 점유율에도 영향 미칠 듯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스마트폰 업계에 전쟁의 상흔이 생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 시간)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스마트폰 업계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를 덮친 글로벌 반도체 부족이 정보기술(IT)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거나 제품 생산을 줄이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늘고 있고, 공급 부족에 따른 소비자 가격 인상도 현실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통상 반년가량 앞서 핵심 부품을 비축한다. 이 덕에 지난해 자동차, 생활가전, PC 제조사 등이 겪었던 반도체 부족에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악영향을 피하지 못하며 재고 감소를 맞게 됐다.
스마트폰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3월에 161달러(약 18만5000원)에 출시했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홍미노트 10’을 이달에 8% 인상된 174달러(약 20만 원)에 팔고 있다. 반도체 칩셋 부족으로 부품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 가격을 올린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도매가는 올 2분기 5% 올랐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평균 도매가 인상 폭은 2%를 넘기지 않았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은 향후 스마트폰 업계의 지형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기업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가 인도 시장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가격을 이례적으로 올린 것도 반도체 공급을 원활히 받지 못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가 올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17%)를 차지했지만 향후 이런 선전이 이어질지는 반도체 공급 확보에 달렸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