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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홍수에도 사망 0명, ‘치수 강국’ 네덜란드

입력 | 2021-07-21 03:00:00

인접 獨-벨기에 200여명 희생과 비교
1953년 대홍수로 1835명 사망 아픔
40년 걸쳐 강력한 홍수 대비 시스템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로 독일과 벨기에에서 2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오며 정부의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들 국가와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는 현재까지 사망자가 한 명도 없어 네덜란드 수해 대응 시스템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14일부터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국경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16일 네덜란드 남부 에이스던에서는 19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수위가 올라갔다. 19일에는 독일-네덜란드 국경의 라인강 수위가 정상치보다 14.5m 높아졌지만 20일 현재까지 네덜란드에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

미 CNN은 네덜란드가 과거 1000년 이상 바다, 강과 맞서 싸운 ‘물 관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토의 약 25%는 해수면보다 낮고 인구의 60%는 늘 홍수 위험에 노출됐다. 1953년엔 대홍수로 183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홍수 대비책을 세웠다. ‘델타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수해 대응 국책사업에 1958년부터 1997년까지 약 155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가 투입됐다. 대대적인 제방과 댐 건설이 시작됐고 강과 바다가 이어지는 지점을 모두 수문(水門)으로 틀어막았다.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는 “이런 홍수가 2050년경 닥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빨리 왔다”면서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 CNN은 “많은 사상자가 나온 독일에서는 관료들이 책임 회피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