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의기투합해 비밀 휴가를 떠난다. 이들이 실종됐다고 생각한 종교계는 발칵 뒤집힌다. 현실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출간된 소설 ‘수상한 휴가’(오후의 서재)의 발칙한 상상이다. 미국 작가 롤런드 메룰로는 ‘부처와 아침을’ ‘신과 함께 한 골프’ 등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수상한 휴가’는 여행기 형식이다. 교황과 달라이라마는 장발에 선글라스, 수염으로 변장한 채 평범한 일상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떠난다. 이들은 도로에서 호객하는 창녀, 무솔리니 추종자들, 퇴역 영화배우,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등 다양한 이들을 만난다. 유머 속에 울림이 있는 삶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