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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가수스’ 해킹 목록에 마크롱 포함 정상급 14명 전화번호

입력 | 2021-07-22 03:00:00

르몽드 “마크롱 번호, 모로코서 관리”
전화번호 나와도 해킹 단정은 못해
佛검찰 “모로코, 佛기자 염탐 의혹”
페가수스 개발업체 상대 수사 착수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14명의 전·현직 국가정상급 인사의 휴대전화가 해킹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파리 르몽드, 영국 가디언 등 16개 글로벌 언론사와 공동 취재해 페가수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5만여 개의 전화번호 목록에서 현재까지 34개국 600명 이상의 정치인과 공직자 전화번호가 발견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대통령과 전·현직 총리 등 국가정상급 인사 14명의 번호도 포함됐다.

WP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은 프랑스의 마크롱, 이라크의 바르함 살리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등이다. 현직 총리로는 파키스탄의 임란 칸, 이집트의 무스타파 마드불리, 모로코의 사아드 디네 엘 오트마니가 포함됐다. 예멘, 레바논, 우간다, 프랑스, 카자흐스탄, 알제리, 벨기에의 전직 총리 7명과 모로코 국왕인 무함마드 6세의 번호도 들어 있었다.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이 사용하는 아이폰 두 대 중 한 대의 번호가 모로코 정보당국이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연락처 명단에 있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락처는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해인 2017년부터 최근까지 정기적으로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번호가 발견됐다고 해서 이들이 페가수스를 이용한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를 확인하려면 이들의 휴대전화 기기를 확보해 검사해야 하는데 이들 중 누구도 WP 등 공동취재단에 전화기를 제출하지 않았다.

프랑스 검찰은 페가수스를 개발한 NSO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모로코 당국이 페가수스를 이용해 프랑스 기자들을 염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테러리스트나 중범죄자들을 감시하기 위해 10년 전에 개발한 것으로 현재 약 40개국에 수출된 상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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