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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軍, 4월 고준봉함→최영함 연쇄감염 축소 의혹”

입력 | 2021-07-22 03:00:00

[청해부대 집단감염]38명 감염 고준봉함서 전출간 장병
최영함서 확진후 3명 추가 감염… 국방부-합참 보고됐지만 비공개
고준봉함 감염 통계에 반영 안해… 해군 “당시 연관성 단정 못지어”



고준봉함(LST). 사진 뉴스1


군이 4월 서해에서 발생한 해군상륙함 ‘고준봉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규모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해군은 고준봉함 소속 간부 1명이 최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84명의 승조원 전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를 시행한 결과 3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밝혔었다. 이후 추가로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총 감염자는 38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승조원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함정 내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였다.

하지만 21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당시 역학조사 과정에서 고준봉함에서 ‘최영함’(4400t급 구축함)으로 전출을 간 장병 1명이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그 직후 최영함 승조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에서 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해군은 최영함의 승조원 전원을 격리 조치하는 한편 긴급 방역에 나서 더 이상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국방부와 합참에도 보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선 자칫 함정 집단감염이 또 다른 함정으로 번지는 연쇄 집단감염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군은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최영함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를 고준봉함의 집단감염 통계에 반영하지 않고 부대 전체의 감염자 규모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사안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당시 중앙역학조사관이 두 함정의 확진은 상호 연관성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함정 간 감염 사례로 보지 않았고 초기 신속한 방역으로 감염 확산을 막아 따로 공개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무대왕함에 이어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35진 ‘충무공이순신함’의 승조원(300여 명) 중 5명이 자발적 의사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실을 20일에야 공개한 군이 지난달 부산항에서 열린 35진 출항 환송식에선 “전 장병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파병부대의 방역 대책 및 조치가 얼마나 허술하고 안이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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