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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거론되던 ‘친노-친문 적자’ 김경수, 정치생명 치명타

입력 | 2021-07-22 03:00:00

[김경수 댓글조작 유죄 확정]盧 마지막 비서관이자 文 핵심측근
친문 “차차기는 김경수” 공언해와… 與주자들 친문 구애 더 격화 예고
與 내년 지방선거 부울경 모두 악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핵심 측근이다.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적자로 꼽혀 온 김 전 지사를 두고 친문 진영에서는 공공연하게 “차차기 대선 후보는 김경수”라고 해왔다. 그러나 21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그의 정치 생명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경남 고성 출신인 김 전 지사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정계에 입문해 신계륜 유선호 임채정 국회의원의 보좌진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 비서관을 지냈던 김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마지막까지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2012년, 2017년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12년 총선, 2014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연이어 고배를 들었지만 2016년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을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2018년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경남도지사에 재도전해 야권의 거물인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이로 인해 김 전 지사는 5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2년의 실형을 살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뒤에야 피선거권이 회복된다. 여권 관계자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김 전 지사까지 물러나면서 사실상 친노-친문을 잇는 적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다들 충격이 크다”고 했다.

여기에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을 석권했던 민주당은 3년 만에 정반대의 처지가 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성추문으로 사퇴했고, 송철호 울산시장은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지사의 퇴장으로 구심점을 잃은 친문 진영의 표심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여당 의원은 “친문 진영이 일사불란하게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친문 표심을 잡기 위해 주자 간 ‘적통 계승’ 논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문 핵심 인사는 “이미 친문 의원들 각자 지지하는 후보로 흩어진 상황”이라며 “내년 3월 대선이 끝나고 5월 문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친문’이란 수식어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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