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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600조 예산 중 20조 아껴 기본소득…이 정도 못하면 무능한 것”

입력 | 2021-07-22 12:52:00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국회 의원회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으로 정책공약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자신이 제시한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시행까지는 그냥 할 것이다. 그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본소득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제도 정비를 하겠다는 것이지, 안 한다거나 공론화해 반대하거나 그런 일은 없다”며 “임기 안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다. 그 이상으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 공감을 신속하게 끌어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2023년부터 만 19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에게 보편기본소득(전 국민 지급) 외 연 100만원을 지급하고, 전 국민 지급은 2023년부터 1인당 25만원씩으로 시작해, 임기 내 최소 연 4회(100만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재원 마련 방식으론 Δ재정구조개혁 Δ조세감면 축소분 Δ긴급한 교정과세(기본소득토지세와 탄소세) Δ기본소득목적세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청년 700만명에 대한 7조원과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에 12조~13조원 정도 된다. 합치면 20조원 정도”라며 “국가 재정 규모가 (지급 시기인) 내후년 정도는 620조~630조원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일반회계 조정을 통해 20조원 마련은 전혀 문제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00조원 넘는 예산 중에서 20조원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은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국가 재원을 철저히 관리하고, 지출구조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면 된다. 이를 못 하면 ‘나는 능력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또 “우선은 증세 없이 기본소득을 부분적으로 시작해서 기본소득의 유효성을 증명하겠다”며 “일반재원 조정, 세금감면 축소, 국토보유세, 탄소세 일부 도입 등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이 지사는 제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를 예로 들며 기본소득의 효과도 자신했다.

그는 “국민께 우리가 낸 세금을 되돌려준다고 느끼게 하겠다. 순수혜자를 추산하면 80% 후반에서 90%까지 간다”며 “세금을 내시지만 100% 기본 소득 지급으로 그보다 더 받는다고 증명하겠다. 기본소득 앱을 개발해서 세금을 얼마 내고 얼마를 받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안 중 하나인 국토보유세로 부동산 대책까지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공감도가 높아지면 증세가 좀 쉬워질 것”이라며 “건물·부동산 보유에 대한 부담을 늘리기 위해 종부세를 만들었지만 저항이 너무 많았다. 저항 강도를 줄이기 위해 전액을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하면 이익을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 한 채 가진 분은 압도적으로 이익을 본다. 따라서 반드시 국토보유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청년뿐 아니라 노인에 대한 기본소득제 추가 확대도 예고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공약이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사실 부분기본소득에 해당해 제가 당시에 박수를 쳤다. 하지만 취임하자마자 말을 바꿨다”며 “노인에 대한 빈곤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계속돼서 노인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 방안으로는 “국민의 수준을 고려해 동의가 어려운 왜곡, 흑색선전, 가까운 억지주장은 안 해주면 좋겠다. 유연해야 한다”며 “말바꾸기란 것은 음해와 가깝다. 정책을 교정해서 더 낫게 만드는 것을 칭찬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일례로 “재난기본소득을 만든 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라며 “일시적이지만 지급 형식 내용은 기본소득과 매우 유사하다. 다만 일시 지급과 정기 지급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포퓰리즘 비판엔 “어떤 것이 포퓰리즘인지 모르겠다. 경제를 살리고 양극화를 완화하고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탈탄소 사회에 대비하고 부동산 투기를 막는 건 비난할 게 아니라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으로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주 52시간제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주 52시간제가 잘 안 지켜질뿐더러 52시간도 너무 길다”며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도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말처럼 주4일제 등 장기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120시간 근로’ 발언에 대해선 “그렇게 일하면 사람이 죽는다. 과하게 표현한 것 같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기본소득 정책 발표를 두고 캠프 측은 기초수당을 연 5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수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오타다. 전날 밤 회의를 통해 정리한 내용과 좀 달라 수정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