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지난해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구당 순자산이 전년 대비 10.6% 많은 5억1220만 원으로 추산됐다.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가계, 법인, 정부 등 나라 전체의 자산을 합친 국민 순자산은 전체의 74.8%가 부동산에 쏠려 있었다.
22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와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산 규모는 1경423조 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다. 전체 규모와 증가율 모두 역대 최대다. 국민대차대조표는 매년 말 기준으로 각 경제 주체의 자산과 부채, 순자산을 파악해 국부(國富)의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 작성되는 자료다.
자산 종류별로 주택이 전년 대비 616조1000억 원,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264조 원, 현금과 예금이 185조5000억 원 불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에서 주택이 약 43%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도권 집값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자산 규모도 커졌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금융법인, 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1경7722조2000억 원이었다. 전년보다 6.6%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순자산은 9.2배였다.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74.8%를 차지했다. 부동산의 비중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특히 토지 자산이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GDP 대비 토지 자산 배율은 5배로 전년(4.6배)보다 올랐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대차대조표(B/S)팀장은 “지난해 두드러졌던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자연스럽게 통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