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거리에서 가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식당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이 상황에서 집회까지 한다니까 속에서 열불이 나요. 장사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23일 강원 원주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원주시민 반응은 대부분 싸늘하다. 특히 원주혁신도시 주변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희철 씨(51)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노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시민들의 삶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도 되는 거냐. 자영업자의 가슴은 타들어간다”고 했다.
정 씨는 원주혁신도시상인회와 함께 17일부터 ‘민노총 집회 반대’ 서명을 받았다. 정 씨는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특정 노조만 무리하게 집회를 강행하려는 건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인회는 22일 오후 2시 30분경 직접 원주시청을 찾아 시민들에게 받은 서명 자료를 전했다.
앞서 14일 4단계 거리 두기 격상에 반발하며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심야 차량 시위에 나섰던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등 13개 단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집회를 강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집회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노총은 21일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499명 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