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 英 양궁대표 폴카드 SNS에 올려 자리 모자라 냉장고까지 새로 사 조직위, 자녀 동반입국 허용에도 코로나 우려해 홀로 참가 많아
영국 양궁 국가대표 나오미 폴카드가 9일 영국의 한 훈련장에서 2월 출산한 딸 에밀리를 품에 안고 서 있다. 이날까지 폴카드가 에밀리를 위해 한 달 넘게 모은 냉장고 속 모유팩. 나오미 폴카드 인스타그램
“목표는 모유 75팩이에요. 한 달 넘게 매일 밤마다 이 미친 짓을 하고 있죠.”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영국 양궁 국가대표 나오미 폴카드(37)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50여 개의 모유팩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그는 18일 도쿄로 출국하기 전까지 딸 에밀리를 위해 총 14L(75팩)에 달하는 모유를 모았다. 보관할 공간이 모자라 새 냉장고도 주문했다.
에밀리는 한 차례 유산을 겪고 2월 출산한 딸이다. 딸이 태어났을 때 올림픽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열심히 준비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폴카드는 “내가 없는 보름 동안 먹을 수 있는 모유를 두고 갈 테니 에밀리가 날 너무 그리워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5번째 올림픽 출전 의지를 밝혔다.
같은 날 영국의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도 쌍둥이 자녀를 안고 조정 훈련장에 나와 있다. 헬렌 글로버 인스타그램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영국 사이클 국가대표 리지 데이그넌(32)도 두 살 된 딸 올라를 두고 도쿄행을 결정했다. 같은 사이클 선수였던 남편 필(37)이 아이가 태어난 뒤 은퇴하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데이그넌은 출산 3일 전까지 사이클을 타는 등 올림픽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