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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값진 동메달’ 김정환 “최초의 3연속 메달 꿈을 이뤘다”

입력 | 2021-07-24 21:55:00


대한민국 펜싱 김정환이 24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동메달결정전에서 공격에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2021.7.24/뉴스1 © News1

펜싱 남자 사브르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값진 동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펜싱의 새 역사를 썼다. 최초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정환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결정전에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 15-11로 이겼다.

김정환은 한국 펜싱사 처음으로 올림픽 3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고, 이번에 다시 동메달을 추가했다.

김정환은 11-10에서 공격을 시도하다 오른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하며 주춤했지만, 그대로 쓰러지지 않았다. 12-11에서 상대의 공격에 뒤통수를 맞는 등 고전했지만 결국 승리를 쟁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환은 “칼에 (뒤통수를)맞아서 터졌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 뒤 “결승 진출 실패로 멍해 있는데 한 방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아서 혹까지 났는데 동메달도 못 따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구)본길이가 막판에 ‘공격적으로 들어가라’고 소리치며 조언해 준 것이 적중했다. 덕분에 마무리가 잘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정환은 한국 펜싱의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이번 도쿄 대회까지 3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한민국 펜싱 김정환이 24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4강전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다중노출) 2021.7.24/뉴스1 © News1

김정환은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3연속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훌륭한 지도자와 동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남들은 1개의 메달을 따기도 어려운데 난 메달을 3개나 땄다. 올림픽은 내게 행운의 무대였다. 이번 대회도 개인전 메달은 꿈에도 몰랐다. 목표인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 뛰겠다. 더 멋진 경기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환으로선 준결승 패배가 더욱 아쉬웠다. 12-6까지 앞섰지만 9연속 실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그는 “화도 나고 헛웃음이 나왔다. 꿈이었으면 했다. 12-6에서 역전당한 것은 펜싱하면서 처음이다. 하필 그게 올림픽에서 나왔나 싶어서 자책감과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리우 대회서 결승 진출 실패 후 빨리 마음을 잡고 동메달을 딴 것이 도움이 됐다. 빨리 털어내자고 했고 끝까지 정신을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올해 다시 복귀했다.

2020년 9월 결혼한 김정환은 아내와 장인어른 등에게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동시에 가족들의 응원과 자극이 더욱 그를 불타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정환은 “작년에 결혼했는데 와이프는 날 왕년에 펜싱 좀 했던 노장 선수로만 알더라. 은퇴하고 만났는데 복귀하고 더욱 이를 단단히 물었다. 장인어른께서도 매일 ‘다치지만 말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되게 자극이 됐다.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더 불타올랐다”고 웃었다.

김정환은 그토록 원했던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뤘다.

그는 “은퇴 했다가 다시 돌아온 이유가 국내서 올림픽 메달이 3개인 선수가 없었다. 3연속 (메달획득)선수가 되고 싶었다. 아직 밟지 않은 눈을 밟고 싶었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감동을 전했다.

김정환은 아직 은퇴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다음 올림픽은 모르겠지만 아시안게임이 내년에 열린다. 내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아내와 상의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바=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