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종주국이 한국이 도쿄 올림픽 ‘노 골드’ 위기에 처했다.
‘월드스타’ 이대훈(29·대전시청)은 25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19·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 승부 끝에 19-21로 졌다. 3라운드까지 19-19로 승부를 못 가른 두 선수는 먼저 2점을 뽑는 선수가 승리하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시작 17초 만에 이대훈은 라시토프의 왼 발에 몸통을 맞아 2점을 내줬다.
올림픽에서 금메달만을 노리던 이대훈으로서는 허무한 패배다.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5연속 우승(2015~2019년), 세계선수권(2011, 2013, 2017년) 및 아시아경기(2010, 2014, 2018년)에서 각각 3개의 금메달, 아시아선수권(2012, 2014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태권도계의 월드스타로의 불린 이대훈이 시상식 맨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 대회가 바로 올림픽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면 태권도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도 달성할 수 있었다. 1라운드를 7점 차(10-3), 2라운드를 6점 차(17-11)로 앞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젊은 라시토프의 막판 공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대훈은 경기 뒤 “경기 운영을 잘못했다”고 자책했다.
한국 태권도는 첫날부터 발걸음이 꼬였다. 남자 58kg급 장준(21·한국체대)이 4강전에서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같은 날 여자 49kg급 심재영(26·춘천시청)도 8강전에서 탈락했다.
한편 또 다른 금 밭으로 기대한 펜싱도 이틀째 ‘노 골드’다. 같은 날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권영준(34·익산시청)은 32강전, 마세건(27·부산시청)은 64강전에서 각각 탈락했다. 박상영(25·울산시청)도 8강전에서 탈락하며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여자 플레뢰 개인전에 나선 전희숙(37·서울시청)도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도쿄=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