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이 실종되기 직전 그를 구하러 나섰던 한 러시아 산악인이 당시 주변의 다른 산악인들이 김 대장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다면서 “도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산악인 단체 데스존프리라이딩 소속의 비탈리 라조 씨(48)는 19일(현지 시간) 김 대장이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브로드피크 절벽에서 추락하기 10분 전 자신과 함께 찍었다는 사진을 24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당시 상황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김 대장을 처음 발견했을 때 14시간 넘게 벼랑 끝에서 구조를 기다린 상태라 몹시 지쳐보였다. 계속 피곤하다고 했다”고 썼다. 라조 씨는 등강기(절벽에서 로프를 탈 때 쓰는 장치)를 이용해 김 대장을 구하려 했지만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김 대장이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고 했다.
라조 씨는 “내가 도착하기 전 김 대장의 포터(짐꾼)가 울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산악인들이 외면하고 그냥 갔다고 한다. 최소한 15명 이상이 김 대장의 불빛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어서 그랬다 해도 무전기로 구조 요청조차 해주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