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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국가부채 한계… 비상조치 가능성”

입력 | 2021-07-26 03:00:00

법정 한도 22조… 현재 29조 달러
“의회, 한도 올리거나 적용 유예를”
여야 합의 못하면 국가 부도 위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은 23일 국가 부채가 한도에 직면했다며 의회에 이 한도를 확대하거나 유보해줄 것을 23일 요청했다.

2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전날 의회 상·하원 지도부에 서신을 보내 “국가 부채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 미국 경제와 가계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의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미국은 정부 부채의 한도를 법으로 정해놓는데 이를 초과하면 원칙적으로 새로 돈을 빌릴 수 없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의회가 그때마다 한도를 늘리거나 적용을 유보하는 식으로 국가 부도를 피해 왔다. 옐런 장관은 “의회가 8월 2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적용을 유예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한 비상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 의회는 당시 22조 달러이던 정부 부채 한도의 적용 시점을 올해 7월 31일까지 유예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그보다 많은 28조5000억 달러로 의회가 한도를 늘리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당장 8월 1일부터 한도에 걸리게 된다. 부채 한도에 걸리면 미 행정부는 새로 채권 등을 발행해 돈을 빌릴 수 없고 기존 빚을 상환하기도 어렵게 된다. 미 의회예산국은 최근 “채무 한도가 인상되지 않으면 올 10월이나 11월쯤 재무부의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2011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당시 공화당과 민주당은 채무 한도 유예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S&P는 디폴트 위기가 있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내렸고 이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진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의회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2011년처럼 글로벌 경제가 미국의 국가 부채 리스크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AP통신은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합의에 미온적인 가운데 민주당이 협상 난항을 어떻게 타개할지 전략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