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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박태환’ 황선우, 11년 만에 박태환 넘다

입력 | 2021-07-26 03:00:00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 예선 깜짝 한국신



한국 수영 ‘기대주’ 황선우(18·서울체고)가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 3조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한국신기록(1분44초62)을 세우며 1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도쿄=AP 뉴시스


한국 수영 ‘기대주’ 황선우(18·서울체고)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국신기록으로 화끈하게 예선을 통과했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전체 1위로 준결선에 올랐다. 종전 한국기록은 2010년 박태환(32)이 세운 1분44초80이다. 황선우는 11년 만에 박태환의 기록을 0.18초 앞당겼다.

지난해부터 대회를 치를 때마다 자신의 기록을 깨는 놀라운 모습은 이날도 이어졌다. 5월 제주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분44초96으로 자신의 이전기록(1분45초92)을 0.96초 앞당겼던 황선우는 약 두 달 만에 자신의 기록을 다시 0.34초 단축했다. 주니어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황선우는 또 한번 이 기록도 경신했다.

황선우의 기록은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황선우는 수심이 대부분 2m 이하인 수영장에서 기록을 세웠다. 그가 대표선발전 등 대회를 치른 김천실내수영장, 제주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의 수심은 각각 1.8m다.

올림픽을 치르는 아쿠아틱스센터 수영장의 수심은 3m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박나리 본보 해설위원은 “수심이 깊은 경우 부력이 좋아져 스타트나 턴을 하는 과정에서 가속을 받으며 올라와 기록 단축에 좋은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수심 3m 수영장에서 대회를 치른 경험이 2019 광주세계선수권대회 계영 800m 한 번 뿐인 황선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신의 재능을 뽐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나간 황선우의 경기운영도 긍정적인 신호다. 이날 황선우의 100m 지점 기록은 50초12였다. 이는 독일의 폴 비더만이 2009년 ‘전신수영복’을 입고 세운 세계신기록(1분42초0) 당시의 100m 기록과 같다. 박 위원은 “첫 올림픽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초반부터 좋은 기세로 레이스를 치렀다. 몸 상태가 좋고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황선우는 “예상하지 못한 기록이 나와 나 스스로 놀랍다고 생각한다. 좋은 컨디션을 결선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준결선을 치른다. 준결선에 오른 16명 중 8위 안에 들면 27일 결선을 치른다. 2012 런던 올림픽 박태환(은메달) 이후 9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도 도전할 수 있다.

경쟁자들의 기록은 다소 저조했다. 올해 세계 랭킹 2위 기록(1분44초58)을 가진 톰 딘(영국)은 1분45초24로 전체 3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기록(1분44초47) 보유자 덩컨 스콧(영국)은 1분45초37, 전체 5위 기록이었다. 황선우의 라이벌로 꼽히는 일본의 마쓰모토 가츠히로는 1분46초69로 17위에 올라 예선 탈락했다.


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