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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승객 문자 우연히 보고… “마약거래 의심” 신고한 판사[휴지통]

입력 | 2021-07-26 03:00:00

마약재판 하며 알던 은어들 적혀
대마구입 20대男 경찰에 체포돼



© News1 DB


현직 판사 A 씨(35·사법연수원 42기)는 23일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서울 서초구 교대역으로 가던 중 옆자리 승객의 텔레그램 메신저를 우연히 보고 깜짝 놀랐다. 형사 재판을 다룰 때 접했던 온갖 마약 관련 은어들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대마를 구매하러 가던 20대 남성 B 씨는 현직 판사 옆자리에서 판매책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다. A 판사는 “마약 매매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112 신고를 했다. A 판사는 신고를 하면서 “내 신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오후 8시경 서초구 서초동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B 씨를 체포했다고 25일 밝혔다. A 판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교대역에서 하차해 서초동 주택가에서 대마를 구매하고 돌아오던 B 씨를 잠복 끝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마약 전과가 없으며, 마약 구매 경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받은 직후 풀려났다. 경찰은 B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 판사는 재경지법 재직 당시 형사 재판부에 근무하면서 다수의 마약 범죄 재판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