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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축구 팬들 발칵 “한국 공영방송 MBC가 우리를 조롱했다”

입력 | 2021-07-26 10:14:00


자막으로 자국 선수의 자책골을 조롱한 MBC에 대해 루마니아 축구 팬들이 유감을 표했다.

앞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25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루마니아와의 2차전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1로 패하며 일격을 당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1승 1패(승점 3)를 기록하며 골 득실(한국 +3, 온두라스 0, 뉴질랜드 0, 루마니아 -3)에서 앞서 조 1위가 됐다.

이날 한국은 전반 27분 이동준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루마니아 수비수 마리우스 마린이 자책골을 기록하며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이에 MBC는 후반 시작 전 중간 광고를 내보내면서 화면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띄웠다. MBC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자막 대신 중계진 이름으로 넣어 대체했지만, 경기 도중 자책골을 넣은 상대 선수를 조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루마니아 축구 팬들은 SNS를 통해 “한국 공영방송 MBC가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자막으로 마린의 부끄러운 순간을 조롱(mocked)했다”며 당시 MBC가 올린 자막 사진을 첨부했다.

한국 누리꾼들도 “올림픽 정신도 없고 공중파 언론이라는 자리도 망각한 것 같다”, “부끄럽다. 대체 왜 저러는 것인가?”, “또 나라 망신시킨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MBC는 지난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 때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문구를 띄우기도 했다.

MBC는 결국 방송 말미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