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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단체장도 당한 혐오범죄 … “베이조스, 직원 교육 잘하라” 항의편지

입력 | 2021-07-26 13:33:00


뉴시스

최근 한 아마존 배달 직원이 뉴욕에서 한인들을 이유 없이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뉴욕의 한 한인단체장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에게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25일(현지 시간) 뉴욕 한인 커뮤니티와 한인 매체에 따르면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은 이날 베이조스 의장에 보낸 서한에서 “아마존 직원들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교육을 받지 못 했다”며 “아마존이 적절한 시점에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달 9일 낮 뉴욕 퀸즈 플러싱 도로에서 아마존 배달 직원으로 일하는 한 흑인 남성이 운전 중이던 뉴욕한인야구협회 한재열 회장의 운전석 안으로 물병을 던졌다. 한 회장이 이에 항의했지만 이 남성은 한 회장의 얼굴을 무차별 폭행해 그는 눈에 피멍이 드는 부상을 입었다. 한 회장이 이어 인근에 있던 박우하 협회 이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이 남성은 박 이사장도 바닥에 쓰러뜨렸고, 박 이사장은 병원에서 세 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뉴욕 경찰(NYPD)은 폐쇄회로(CC)TV 화면으로 범죄 사실을 확인하고 이 남성을 체포해 혐오범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

최 회장은 서신에서 “아마존의 기업 비전은 소비자가 사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경제력을 갖게 됐다”고 썼다. 그는 이어 “짧은 우주여행을 마치고 나서 당신은 아마존 직원과 고객들이 그 비용을 지불했다며 그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당신은 아시안 혐오범죄에 관해서는 직원을 교육시키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베이조스는 20일 남동생 등과 함께 로켓에 몸을 실어 11분 동안 짧은 우주여행을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구에 귀환한 직후 그가 밝힌 이 소감 때문에 베이조스는 논란에 휩싸였다. 베이조스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 최근 세계적 부호들의 우주여행이 “갑부들의 돈 잔치”라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에, “고객과 직원이 돈을 냈다”는 취지의 그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베이조스는 다만 최근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해서는 언론 등에 뚜렷한 입장을 밝힌 바는 없다.

최 회장은 서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 3월 아시아계 증오범죄 해결을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내용도 함께 소개했다. 협회 측은 이달 30일 이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