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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의존도 낮춰보자” 핵심품목 국내기술 대체 노력이 결실로[소부장 기억 수출규제 2년]

입력 | 2021-07-27 03:00:00

〈1〉강소기업의 기술독립 전쟁




#1. 에버켐텍은 2019년 친환경 식품포장재를 개발했다. 식품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산소 차단 기능이 적용된 포장재는 이전까지 일본산 소재인 에틸렌비닐알코올(EVOH)로만 만들어졌다. 에버켐텍은 천연 단백질을 이용한 신소재로 일본의 식품포장재 시장 독점 구조를 깬 셈이다. 에버켐텍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2. 2001년 설립된 영창케미칼은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였던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소재 국산화를 선도했다. 반도체 공정의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는 빛으로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작업을 할 때 웨이퍼 위에 균일하게 도포되는 액체를 말한다. 영창케미칼의 포토레지스트는 경쟁력을 인정받아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에 공급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19년 7월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하면서 촉발된 ‘소부장 기술전쟁’이 2년째를 맞는다. 정부는 소부장 기업들이 혁신과 정부 지원정책이 맞물려 기술 자립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 100대 핵심 품목 대일 의존도 급감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소부장 관련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는 줄고 소부장 기업의 매출은 20% 넘게 증가했다. 중기부가 선정한 소부장 ‘강소기업100’에 포함돼 있는 에버켐텍과 영창케미칼 등의 성과를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소부장 기업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소부장 기술독립’의 성과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함께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이 1조 원 이 넘는 소부장 관련 중소·중견기업 수는 2019년 13개에서 올해 31개로 늘었다.

소부장 생태계 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 사례도 늘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대기업은 생산 라인을 개방해 중소기업이 신규 기술을 검증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소재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1∼3월) 소부장 상장기업(중소·중견)의 총매출액은 2019년 1분기 대비 20.1% 증가했다. 이는 상장기업 전체 평균 매출액 증가율(12.7%)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 ‘소부장 히든 챔피언’ 나오는 생태계

중기부는 ‘소부장 히든 챔피언’을 만들기 위해 관련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부장 전문기업 육성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스타트업100’→‘강소기업100’→‘으뜸기업100’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강소기업 100곳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20곳을 추가로 선정한다.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더해 바이오, 환경·에너지, 소프트웨어·통신 등 3대 분야를 추가했다. 선정된 기업은 최대 5년 동안 투자, 융자, 보증, 연구인력 등 특화된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받는다. 그동안 선정된 강소기업 100곳에는 기업당 30억 원 규모로 총 3016억 원이 지원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