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남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김제덕 선수를 응원하는 할머니 신이남 씨. 안동 MBC 방송화면 캡처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대표팀의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을 키운 친할머니 신이남 씨(86)가 요양병원에서 손자에게 건넨 응원이 화제다.
26일 안동MBC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인 신 씨는 이날 병원 직원들, 어르신들과 함께 TV 앞에 모여 남자 단체전에 출전한 손자를 응원했다. 신 씨는 “제덕아, 사랑해. 제덕이 파이팅!”이라고 목청껏 외쳤다.
이어 ‘손자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제덕아, 개밥 주러 가자”고 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지난날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강아지에게 밥을 줬던 추억을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김제덕 선수와 할머니 신이남 씨. SBS ‘영재발굴단’ 방송화면 캡처
당시 신 씨는 양궁 훈련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온 김제덕을 꼭 안아주며 “오냐 우리 손자가 오는구나. 고맙다”라고 했다. 신 씨는 “(김제덕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힘이 많이 된다. 할머니 다리 아프다 그러면 손 붙잡고 들어온다”며 “양궁도 잘하고 아주 착하다”라고 말했다.
김제덕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9년 어깨 부상의 여파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도쿄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다.
김제덕은 혼성 단체전에서 “파이팅” 사자후로 화제를 모았다. 그를 2년간 가르친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덕이는 스스로 긴장을 풀려고 ‘파이팅’을 외치는 거다. 어린 나이에 벌써 그 긴장감을 겪는다는 게 안쓰럽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김제덕은 안산(20·광주여대)과 팀을 이룬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6일 오진혁(40·현대제철)·김우진(29·청주시청)과 남자 단체전에서 대만을 꺾고 2관왕에 올랐다. 개인전에서 3관왕을 노렸으나 27일 32강전에서 독일의 플로이안 운루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도쿄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