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대리운전·배달 등 닥치는대로 일하며
인수될 때까지 일년 넘게 급여없이 버텨
한때 23대였던 항공기는 4대로 줄었지만
정기점검 해가며 끝까지 지키려 애쓴 직원들
가까스로 새 투자자를 찾은 이스타항공의 공식 근로자 협의체 ‘근로자연대’의 장문기 이스타항공 정비본부 팀장은 요즘 안부를 묻자 이 같이 말했다.
장 팀장은 “긴 터널을 지나고나니 더 의욕이 생긴다. 이젠 새로운 도약 준비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1년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지켜야 했다. 직원들은 택배와 배달, 대리운전, 카페 아르바이트, 일용직 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낸 직원도 있었다. 하루에 세 가지 일을 한 직원도, 사채를 알아봐야 한다며 울먹이는 직원도 있었다고 한다.
개인으로서 스스로의 생계를 지키기도 빠듯했지만 그 와중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남아 있는 비행기 4대를 지키려 노력했다.
장 팀장은 “비행기가 있어야 새로운 인수자가 우리를 찾을 것이라고 믿었다. 비행기는 지키자는 신념으로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공항에 나와 비행기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한 때 항공기 23대를 운영하던 회사다. 하지만 재무 상황이 나빠지자 항공기 리스사들이 하나 둘 씩 비행기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근로자연대 이진호 정비본부 과장은 “리스사들도 어쩔 수 없다고 미안하다며 비행기를 가져갔다. 그나마 일부 리스사들이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을 믿고 항공기를 안 가져갔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