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지역특구]
전북 임실엔치즈 낙농 특구
관련 특허-제품 잇따라 출시
국내 유일 치즈축제 만들어
임실 지역 관광명소화 도모

임실엔치즈 낙농 특구 성장의 중심인 임실치즈테마파크. 사진은 치즈테마파크 전경.
57년 전 벨기에에서 임실성당에 부임한 지정환(본명 디디에 세스테번스·2019년 선종) 신부는 전북 임실의 지금 모습을 상상했을까. 가난한 주민들을 돕겠다는 생각에 지 신부가 들여온 산양 2마리가 ‘임실치즈’를 낳았다. 임실치즈는 ‘임실엔치즈 낙농 특구’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2016년 지역특화발전특구(지역특구)로 지정된 임실엔치즈 낙농 특구는 76만5449.2m² 터에서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중심으로 낙농업 및 유제품 가공 산업에 관광과 체험을 접목시켜 ‘치즈버스(치즈+유니버스(세계, 우주))’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향한다.
낙농 특구에서는 48개 농가에서 젖소 3416마리를 길러 매년 원유(原乳) 1만7187t을 생산한다. 이 원유로 14개 유(乳)가공업체가 치즈 등 1857t을 만들어낸다. 이는 임실 공동 브랜드인 ‘임실N치즈’와 ‘임실N치즈피자’ 이름을 달고 각종 유가공 제품으로 세상에 나온다.
낙농 특구 중심에는 임실치즈테마파크가 있다. 스위스 3대 치즈인 ‘아펜젤러 치즈’의 본고장 아펜젤 치즈 마을을 모델로 2010년 조성했다. 약 13만 m² 터에 유럽의 성(城)을 연상시키는 ‘치즈 캐슬’을 짓고 임실치즈 홍보관 체험관을 들였다. 레스토랑, 유가공 공장, 농·특산물 판매장에 이어 임실치즈과학연구소까지 속속 생겼다. 올해는 임실치즈역사문화관이 들어선다. 지 신부를 기리며 그가 1967년 세운 국내 최초 치즈공장 ‘임실치즈’의 역사와 변천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과거의 영화(榮華)만 되새기지는 않는다. 임실치즈가 치즈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새롭고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핵심은 치즈테마파크에 있는 (재)임실치즈앤식품연구소다.

더 질 좋은 치즈와 유제품 산업 발전을 위한 임실치즈클러스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치즈산업을 전담하는 임실치즈클러스터사업단을 만들어 낙농가(家)는 고급 원유 생산에 전념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 홍보와 유통을 총괄하고 판로를 확보하는 일은 사업단이 맡는다. 낙농가와 유제품 업체에 대한 교육 및 컨설팅도 도맡는다. 임실군은 이를 위한 재정으로 도비 11억5000만 원, 민자 1억8000만 원을 지난해 유치했다.
임실치즈 브랜드 위상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19년까지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임실N치즈축제’가 이를 상징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치르지 못했지만 그전까지 148개 업체가 참여해 축제 기간 9개 테마, 84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매년 4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유일의 치즈축제로서의 진면목을 한껏 자랑했다. 2019년 축제에는 관광객 49만 명이 찾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400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축제는 취소됐지만 그동안 치즈테마파크에서 열리는 축제 때마다 만개하던 국화꽃 전시로 대신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임실군민에게 작은 위안이 됐다.
임실엔치즈 낙농 특구에서 생산하는 유제품.
낙농 특구는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 산업에서 다른 식품사업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임실군 산하 ‘옻발효식품가치창조사업단’은 특산물인 옻의 대중화에 열중한다. 옻 막걸리와 옻 육수 시제품을 개발해 판로를 모색하며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옻나무 추출물의 인체 적용 시험이 완료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능성 식품 원료 신청을 할 계획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