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인교돈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0kg 급 남자 태권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슬로베니아의 이반 트로즈코비치를 이기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인교돈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1.7.27/뉴스1 © News1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마침내 올림픽에서 활짝 웃었다. 도전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배경의 소유자인데, 값진 메달까지 획득해 행한 이도 보는 이도 기쁨이 곱절이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슬로베니아의 이반 트라이코비치를 5-4로 이겼다. 한국의 2020 도쿄 올림픽 9번째 메달이자 태권도 두 번째 메달이다.
인교돈은 한국 태권도 중량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국제 대회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큰 기대를 안고 출전한 2011 경주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경험 많은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고전,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대회였기에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인교돈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투혼의 상징, 불굴의 아이콘이라는 박수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인교돈은 힘든 시간 곁을 지켜준 든든한 동료들의 믿음에 보답하듯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2018 영국, 2019 일본과 러시아 그랑프리 파이널 등에서 1위를 휩쓸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섰다. 1·2라운드에서 팽팽한 승부를 펼치다 3라운드에서 흐름을 잡아버리는 것은 인교돈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 결과 ‘3회전의 마법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마찬가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다.
그리고 29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마침내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도 진출했다. 한때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무대에 당당하게 섰다.
4강에서는 생소한 상대와 만나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조금더 오래 걸리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만큼 결과는 더욱 값졌다.
(지바=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