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100m까지 세계신 등 1위 달리다 마지막 구간 뒷심 달려 메달 좌절 NHK “멋진 역영, 메달 주고 싶다”…100m에선 한국기록 깨고 준결행
한국 남자 수영의 ‘기대주’ 황선우(18)가 27일 도쿄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경기 중반까지 선두로 혼신의 역영을 펼치고 있다(위쪽 사진). 하지만 150m 이후 뒷심 부족으로 7위에 그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뉴스1·뉴시스
메달 꿈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3년 뒤 2024 파리 올림픽을 기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 수영의 ‘기대주’ 황선우(18·서울체고)가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26의 기록으로 7위를 차지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32) 이후 9년 만에 자유형 200m 결선에 올랐지만 아쉽게 메달이 좌절됐다.
7번 레인에 선 황선우는 레이스 초반 ‘신 스틸러’였다. 50m 구간을 23초95 만에 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빨리 통과한 황선우는 100m 구간도 49초78 만에 통과했다. 물살의 저항을 적게 받는 전신수영복 착용이 허용되던 2009년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계신기록(1분42초0)을 세울 당시의 50m(24초23)와 100m(50초12) 구간 기록보다 빨랐다. 독보적인 레이스에 장내도 술렁였다.
황선우는 경기 후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레이스를 생각했다. 150m까지 옆에 아무도 없어서 ‘뭐지?’ 싶었다”며 “100m 지점을 돈 뒤부터 예선 때 못 느꼈던 피로감이 느껴졌다. 150m 지점을 통과하고부터는 버거웠다.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25일 예선에서 그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으로 전 구간 1위를 차지하며 박태환이 2010년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을 11년 만에 다시 썼다.
100m 지점까지의 기록이 49초78이었다는 걸 확인한 후엔 취재진에 “진짜요?”라고 되묻고는 “150m부터 밀린 게 납득이 된다”고 말했다.
경기를 중계한 NHK 해설자는 “18세 황선우는 초반 100m에서 49초대의 멋진 레이스를 했다”며 “정말 메달을 주고 싶을 정도”라고 추켜세웠다.
한편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선에 나선 김서영(27·경북도청)은 2분11초38로 16명 중 12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