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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만에 남북 통신선 복구…북미협상에도 영향 미칠까

입력 | 2021-07-28 07:29:00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 © News1

남북 당국이 13개월만에 단절됐던 연락채널을 복원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신호가 북미협상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이를 통해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지만 아직 북미 대화의 진전을 기대하긴 이르단 평가가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남북 양 정상이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했다면서 남북관계 회복 차원에서 단절됐던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남북 양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서해지구의 군 통신선 등을 통해 오전·오후 각각 두 차례 연락 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관계의 돌파를 마련하겠다고 밝혀왔다.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문재인 정부로서 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동력을 살릴 마지막 기회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이 소식을 반길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 외교적 관여 방침을 밝혀 왔기 때문.

앞서 미국 국무부 내 ‘북한 전문가’라고 꼽히는 웬디 셔먼 부장관은 지난 23일 최종건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의를 갖은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과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데믹과 식량 안보 문제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 주민들이 안쓰럽다”면서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나은 결과를 바란다”고 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조건없는 대화’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또한 현재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신·식량 등에 있어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단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미대화까지 이어지기엔 큰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북미는 대화 재개의 ‘공’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미국은 북한 인권상황과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 양보할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고 북한도 지난 2019년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조치가 없다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완고한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식량 부족 등 연이은 악재로 북한이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단 점에서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은 아니지만 북미대화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1년 넘게 끊겨 있던 남북군사당국 간 통신선이 복구됐다고 27일 전했다. 남북 간 통신선 복구는 약 1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남북 군사당국은 앞서 서해지구와 동해지구에 군 통신선을 하나씩 설치해 두고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등 2차례에 걸쳐 정기통화를 실시해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 모습. (국방부 제공) 2021.7.27/뉴스1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통신선 복구에 나섰단 것은 지난해 6월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이전으로 남북관계를 돌리겠다는 의미”라며 “남북 간 소통이 활발해지면 북미협상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이 아닌 북한의 움직임은 올 하반기 북미대화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정상회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외교가에선 남북 정상 간 작은 규모의 친서를 주고 받았다는 소문이 돌긴 했었다”라며 “그 소문이 사실로 확인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단절됐다 다시 계기가 마련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아직 (북미대화까지는) 속단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동안 한미 간에 성김 대북특별정책 대표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방한을 계기로 이 내용을 공유하고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