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동아일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최근 남북 관계에 대해 “다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며 “그 훈풍이 과연 누구에게 이로울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핵 억제력과 낙동강의 한(恨)을 빼버린 김정은의 7·27 연설, 아버지의 저팔계 외교술이 아들 대에도 먹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렇게 밝혔다.
태 의원은 “김정은이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 68주년인 27일 연설에서 지난해와는 달리 ‘자위적 핵 억제력 강화’와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낙동강의 한(恨)’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김정은이 7·27 연설에서 당연히 격하게 언급했어야 할 ‘핵 억제력 강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제부터 점차 대화를 향해 몸을 풀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은 북핵이 더 증강된 현실 앞에서도 연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종전 선언 촉구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어쩌면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저팔계 외교술’을 저리도 잘 활용할까”라고 했다.
태 의원은 김정일의 ‘저팔계 외교술’에 대해 “김정일은 냉전체제 붕괴 후 ‘자기 잇속만 챙길 수 있다면 적에게도 추파를 던지고 외유내강으로 적을 속여 넘기라’는 ‘저팔계 외교론’을 제시하고, 미북 제네바 핵 합의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수십만 톤의 식량과 중유를 받아 위기를 넘겼다”고 설명하며 “아버지의 ‘저팔계 외교’가 아들 대에도 먹힌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