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온두라스에 6-0 완승…조 1위로 8강행
28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vs 온두라스 전반경기에서 황의조가 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요코하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홍진환 기자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되며 대성통곡했던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9·토트넘)의 한이 드디어 풀렸다.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통괘한 복수는 동갑내기 친구 황의조(브로도)가 해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5년 전의 패배를 되갚으며 2020 도쿄 올림픽 축구 8강에 올랐다. 한국은 28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기민한 움직임으로 경기를 주도하면서 황의조의 해트트릭과 원두재(울산), 김진야(서울), 이강인(발렌시아)의 연속 골로 온두라스에 6-0 완승을 거뒀다. 온두라스는 2016 리우 대회 8강에서 한국에 0-1 패배를 안겼었다.
조별리그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한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동메달)과 리우 대회 8강에 이어 3회 연속 8강에 올랐다. 온두라스는 이날 한국의 속도 전에 말려 전반 주전 수비수 카를로스 멘델레즈가 퇴장을 당하는 등 자멸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에 이어 뉴질랜드가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31일 오후 8시 A조 2위와 같은 장소에서 8강전을 벌인다.
선제골로 한국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온두라스는 여유 있게 패스를 주고 받다가 뒷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한국 선수들을 막느라 허둥댔다. 전반 19분 원두재가 다시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황의조는 전반 추가 시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든데 이어 후반 7분에도 페널티킥 골로 해트트릭을 올리며 친구를 위한 복수전을 자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이 한 경기에 페널티킥으로 3골을 넣은 건 처음이다.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고 활 시위를 당기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황의조는 “양궁 선수들이 잘하고 있어 우리의 목표를 담았다. 목표는 금메달이다”며 “그동안 첫 골이 안 터져 부담이 컸다. 마음이 놓인다”고 후련한 표정을 보였다. 양궁 2관왕 김제덕(17)이 축구팬이라는 것에 대해 “김제덕이 3관왕을 이루지 못했는데 나머지 한 개를 우리가 따겠다”고 말했다.
후반 황의조와 교체돼 들어가 쐐기포를 터트린 이강인은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강인은 “(야구 올림픽 대표인) 강백호 선수와 우연히 알게 됐다.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해주기로 약속했다. 관심을 받는 두 종목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요코하마=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