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무산되며 후보들 잰걸음
내년 6월까지 정치적 변곡점 많아
후보군 10여 명 움직임 빨라져

경남도선관위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10월에 치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선장’ 공백사태는 1년 가까이 이어지게 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후보군들의 발걸음은 한층 빨라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무주공산(無主空山).’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54·더불어민주당)가 중도하차하면서 차기 경남도지사 선거전이 조기에 불붙고 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도지사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내년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10개월 이상 남았을 뿐 아니라 향후 정치적 변곡점도 많다. 올가을 주요정당의 20대 대선 후보 확정, 내년 3월 9일 대선과 5월 10일 새 대통령 취임 등이다. 김 전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몸을 풀던 야권 주자들의 움직임은 최근 더 빨라졌다. 현직이 없어 유리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도지사 후보군은 10여 명에 이른다. 국민의 힘이 많다.
국민의힘은 ‘후보 풍년’이다. 현역 가운데는 3선의 양산갑 윤영석 의원(55), 재선인 창원의창 박완수 의원(65)과 마산회원 윤한홍 의원(58)이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윤영석 의원은 지난해부터 도민을 접촉하며 경선에 대비한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박 의원도 김 전 지사 퇴직과 동시에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지렛대로 세몰이에 나섰다. 윤한홍 의원은 경남도 행정부지사 경력과 의정 경험 등을 자산으로 삼아 경선에서 선전하겠다는 각오다.
전직 의원 가운데는 5선의 이주영 국민의힘 국책자문위원장(69), 4선의 김재경 전 예결위원장(59)이 창원에 캠프를 차리고 바닥을 훑고 있다. 보궐선거 등 현안에 대한 성명도 자주 내고 있다. 재선 단체장 가운데는 윤상기 하동군수(66)가 오래전부터 도정경영의 꿈을 키워왔다. 박일호 밀양시장(58)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2018년 지방선거는 전년 5월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 여파가 컸다.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민주당이 이겼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대선, 대통령 취임과 가깝게 붙어 있어 대선 결과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광역단체장 후보 결정에 대통령 당선인 입김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영석 의원은 “위에서 점찍는 방식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경선을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임기를 2년 남겨둔 상태여서 도지사 출마를 위한 중도사임에 부담이 따른다. 윤한홍 의원은 “대선 이후의 지도부가 지역 상황 등을 종합해 현역 차출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