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브레이크 2021’ 내달 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8일 열린 ‘어반브레이크 2021’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팝아티스트 존 버거맨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시끄럽다. ‘어반브레이크 2021’의 첫인상이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B홀. 행사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반기는 건 너비 18m, 높이 4m의 미디어월이다. 길거리 벽을 연상시키는 화면에서는 그라피티 작품이 재생되고 있다. 미디어월 뒤에서는 피아노 소리와 힙합 노래가 뒤섞여 들린다. 음악 공연이 열리는 가운데 작가 장가노와 장띵이 캔버스를 펴놓고 라이브 드로잉을 진행 중이었다. 오감을 자극하는 이곳은 차분하고 조용한 기존 아트페어와는 달리 축제에 가까워 보였다.
이 전시의 콘셉트는 거리예술을 다루는 이른바 어반아트(Urban Art). 그라피티, 네온, 일러스트, 퍼포먼스 등으로 대표되는 어반아트는 힙합, 패션, 광고 영역과 교류하며 대중예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시를 주최한 어반브레이크 측은 신개념 아트페어를 만들고자 지난해부터 이 전시를 개최했다. 지난해 관람객 1만2000명 중 약 4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였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 195명이 약 1400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새소리 혹은 쇠가 긁히는 듯한 소리를 따라가 보면 폐와이퍼 120여 개를 모아 만든 툴보이 팀의 업사이클링 작품 ‘소름’이 나온다. 주최 측이 올해 야심 차게 준비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아트 프로젝트’ 중 하나다. 마돈나가 2016년 작품을 구매해 화제가 된 고상우 작가(43)는 아시아코끼리, 대륙사슴 등 6종의 멸종위기 동물을 주제로 한 포스터를 내놓았다.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신동민 작가(27)는 재생지와 재생 캔버스에 그린 작품을 전시 중인데, 판매수익의 40%를 미얀마 여성 및 아동 보호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기존 블루칩 작가에게만 집중하는 아트페어는 역동적인 미술계 흐름과 MZ세대 취향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며 “다양한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발굴해 미술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및 대학생 8000원.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