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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친윤-친최’ 계파 경쟁… 崔 “만나자” 尹측 “때되면” 거부

입력 | 2021-07-29 03:00:00

친윤계 의원 20여명-친최계 10여명… 국민의힘 新계파구도 세 경쟁
尹캠프 합류인사 징계여부 ‘뇌관’
홍준표-유승민-원희룡 세력화 나서
이준석, 오늘 11명 주자들과 간담회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계파 구도가 재설정되고 있다. 2007년 대선 이래 이어져 온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대립 구도가 사실상 소멸된 뒤, 친윤(친윤석열)계 친최(친최재형)계를 공개적으로 자처하는 의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기존 대선주자들도 각각 세를 불려 나가고 있어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친윤계 20여 명 vs 친최계 10여 명

최 전 원장은 28일 “언론에서 (친윤-친최 의원들 간의 갈등을) 계파 정치 프레임으로 보도하는 등 당 안팎이 어수선하다”면서 “윤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과의 회동을 공개 제안한 것. 친윤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이 주장한 ‘드루킹 특검 재개’에 호응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27일 제안하자, 친최 김용판 의원이 반대하고 나서며 양측의 갈등이 외부로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뿐만 아니라 만남을 요청하는 여러 정치인이 있다면 언제든 때가 되면 만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분열 없는 야권 통합과 압도적 정권 교체,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그 시간을 존중해 줬으면 한다”고 밝히며 즉각 회동은 거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회동 제안에 대해 “윤 전 총장보다 지지율이 낮은 최 전 원장으로선 화합이든 대립이든 야권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과 엮인 이슈를 띄우는 게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윤 전 총장이 주말 사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며 ‘입당’ 이슈를 띄우는 동안,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대부분의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등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참석한 명단과 26일 윤 전 총장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의원만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 20여 명에 이른다. 친윤계가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 최 전 원장을 공개 지지하거나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는 의원들은 현재 박대출 조해진 의원 등 10여 명이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윤석열 캠프 합류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여부가 계파 갈등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늦어질 경우 최 전 원장 측은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나설 태세다.

○ 친홍-친유-친원계도 조직화 시작

여기에 국민의힘에서 오래 뿌리를 내려온 기존 당내 대선주자들도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고 있어 야권의 계파 대립 구도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을 거치며 ‘유일한 당내 계파’로 평가받아 온 친유(친유승민)계의 경우 아직은 공개적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지만 언제든 조직화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조경태 의원을 28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원하고 있는 친홍(친홍준표)계, 강민국 의원 등이 지지하고 있는 친원(친원희룡)계에도 향후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 등에 따라 의원들의 합류가 속속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29일 이 대표와 대선주자 11명이 직접 참석하는 대선후보 간담회를 처음으로 열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