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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제자 성폭행’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징역 6년 확정

입력 | 2021-07-29 11:36:00

왕기춘 © News1 임세영 기자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33)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9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왕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왕기춘은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A양(당시 17)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2월에는 같은 체육관 제자인 B양(당시 16)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이후 B양에게 “친해지려면 성관계를 해야한다”며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해 수차례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왕씨는 재판 과정에서 “A양과 B양이 성관계에 동의했고 B양과는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인이 유명 선수이자 관장이며 피해자가 진학을 희망하던 대학 출신으로 피해자의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피고인이 성적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A양을 안심시켰다가 갑작스레 성폭행한 점, 피해자가 유도선수인 피고인을 저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B양에 대해서도 “장래 대학입시를 위해 유도를 배우던 중이었고 열다섯살이나 많은 성인 남성이자 피해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신체조건을 가진 피고인에게 저항하기 불가능하다고 느낀 점 등을 보면 범행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유·무형의 위력을 행사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귀자’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사진을 찍거나 데이트를 한 적도 없었다”며 “두 사람의 나이차가 열다섯살이고 수업 외 다른 사유로 만나는 등 연인으로서의 감정을 발전시킬 계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스승이자 성인으로서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들을 선도하고 보호·감독할 법률상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관계를 했다”며 “줄곧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의 가족에게 거짓 변명을 하거나 구속 이후에도 주변인들을 통해 피해자에게 진술번복과 합의를 종용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관련기관, 장애인복지시설 등 취업제한 8년을 명했다.

1심에서 위력 행사가 인정되자 왕기춘은 2심에서 “피해자들은 대학입시가 아닌 취미와 건강상의 이유로 유도관에 등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피해자들은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줄곧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유도관을 찾은 것이라고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적 자유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상황에서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왕기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원심이 선고한 형이 가볍거나 부당하지 않다”며 왕기춘 측과 검찰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검사와 왕기춘 양측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그는 서울체고 3학년 시절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3위에 오르며 한국 유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이후 2007년 19세의 나이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유도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으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