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본질에 다가선 극도의 간결함
《누군가는 ‘잃어버린 1년 반’이라 말하는 시대에도 손목 위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파리에서는 파리의 시간이, 뉴욕에선 뉴욕의 시간이 제자리를 지켰다. ‘시간도 하나의 오브제’로 여기며 손목 위에 아름답고 특별한 가치와 이야기를 담아온 에르메스의 남성용 시계 컬렉션은 멈춰버린 일상의 순간에도 감동과 환상, 즐거움이 교차하는 새로운 차원을 선사하는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균형미의 ‘슬림 데르메스’
슬림 데르메스 GMT
슬림 데르메스 GMT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
이 모델의 더블문은 에르메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우주적이고 꿈같은 시간을 본떠 디자인됐다. 간결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광과 광택 마감이 교차하는 짙은 색조의 스켈레톤 다이얼은 다층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가느다란 시곗바늘과 악어 스트랩의 스티치가 어우러져 완성도를 높였다.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브먼트와 스트랩은 모두 에르메스 시계 공방 장인의 손에서 탄생했다.
슬림 데르메스 퍼페추얼 캘린더
이 무브먼트에는 에르메스의 시계 기술이 집약돼있다. 시계 업계에서도 가장 인정받는 컴플리케이션인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도 더했다. 기계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매월 마지막 날짜를 30일 또는 31일로 자동 조정하며,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년 또한 별도 수동적인 기능 조작 없이 표시한다. 수공으로 사면을 깎아 만든 4mm 두께 무브먼트는 낮밤과 듀얼타임, 문페이즈 표시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에르메스 역사 담은 ‘아쏘’
아쏘 그랑룬
에르메스 매장에 승강기가 설치된 날짜에서 이름을 딴 ‘칼리브레 H1923’ 무브먼트가 아쏘리프트에 동력을 공급한다. 다층 구조로 된 무브먼트 마감과 양각으로 세공된 V형 무늬 모티프가 함께 시계 다이얼을 형성했다. 순수한 장식용 마감이 고급 시계에 차용되는 무브먼트 세공 마감과 만난 것이다. 무브먼트 구성은 전통적인 시계 제작 특수 공법으로 마감됐다. 일부 부품의 비스듬한 면은 손으로 작업한 반면 뚜르비용 케이지 위 두 개의 H 장식과 12시 방향 보석 장식은 경면 연마 기술로 다듬어졌다.
햇살문양을 담은 ‘아쏘 그랑룬’은 짙은 파란색 다이얼로 새롭게 선보인다. 1978년 디자이너 앙리 도리니는 클래식하면서도 독특한 곡선을 사용해 기존 일반적인 라운드 시계의 미적 코드를 탈피했다. 말을 탈 때 딛는 등자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러그 모양, 질주하는 말을 연상시키는 경사진 아라비아숫자는 에르메스만의 진중하고 우아한 감성을 드러낸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