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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의 아파트 밀집지역인 일산 도심지역과 덕양구 화정·행신동 지역은 이달 초부터 매미 울음소리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매년 여름 되풀이되는 매미 울음소리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김은영씨(덕양구 화정동)는 “아파트 저층인 탓에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데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울기 시작해 이제는 이명까지 생겼다. 공사장 소음보다 더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 같은 매미 울음소리로 인한 민원은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아파트 밀집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공원과 단지내 가로등 등 낮과 같은 밝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해가 진 후에도 매미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 고양시 지역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올라온 매미 퇴치 구인글. (현재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 © 뉴스1
여기에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매년 폭염이 되풀이될 경우 매미의 번식 환경과 짝짓기 기간에도 영향을 미쳐 도심지역 매미 개체 수는 더욱 늘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단지와 인도 곳곳에 떨어져 있는 매미 사체와 탈피 껍데기도 골칫거리다.
서민우씨(일산동구 마두동)는 “시끄러운 건 참겠는데 단지 전체에 널려 있는 매미 사체들과 껍데기들은 너무 징그럽다”며 “10층 이상 가구의 방충망과 복도에도 죽은 사체들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 요구에 아침마다 죽은 매미들을 치우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혼자 있는데 집 안에 매미가 들어와 무서우니 치워 달라’는 전화도 받았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에는 장마가 길어 매미 관련 민원이 적었지만 올해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매미를 처리해 달라는 민원이 종종 접수된다. 그러나 ‘조금만 참자’는 의견도 많고, 생태계의 한 현상인 만큼 시가 나서서 퇴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