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강행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독재자인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광고판이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광고판 게시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28일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동부 바르주 툴롱에 최근 황토색 제복을 입고 코 밑에 수염을 기른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대형 옥외 광고판이 세워졌다. 광고판 속 마크롱의 모습은 히틀러를 연상케 한다. 제복 소매에는 나치가 즐겨 착용한 붉은 완장이 달려 있고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집권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글자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처럼 살짝 꺾인 채 새겨져 있다. 마크롱 사진 옆에는 “복종하라. 백신을 접종하라”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 광고판을 제작한 이는 미셸앙주 플로리 씨로 그는 바르주 일대에 자신이 소유한 옥외 광고판 400여 개를 통해 수시로 정부를 비판해왔다. 그는 트위터에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며 “마크롱의 나라에서는 예언자(무함마드)를 조롱하면 풍자, 대통령을 독재자로 조롱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게재했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했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풍자에 대해서는 법정 소송을 걸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