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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 4 모두 단체전서… 코로나 딛고 ‘마음 모으기’

입력 | 2021-07-30 03:00:00

[도쿄올림픽]
1976년 몬트리올 첫 금메달 뒤 리우까지 총 90개 중 개인 69개
이번엔 상대 정보 모르는 상황
함께 전략 세운 것이 통한 듯




재미있는 우연일까. 아니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일까.

한국이 28일까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모두 4개. 공교롭게도 이 금메달 4개가 전부 2명 이상이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물이다. 양궁에서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혼성전을 비롯해 남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금메달 3개를 따냈고 펜싱 사브르 남자 대표팀도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양정모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때 레슬링 자유형 페더급에서 첫 금메달을 딴 뒤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여자 골프에서 박인비가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한국이 따낸 금메달은 총 90개. 이 가운데 단체전 금메달은 21개(23.3%)에 불과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 비중이 이렇게 올라간 건 보통 대회 초반에 열리는 칼(펜싱)과 총(사격) 종목에서 부진한 탓이 크다. 리우에서는 펜싱 에페 대표 박상영(26)이 “할 수 있다”를 외치며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개인전 금메달을 선물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때는 사브르 세계 랭킹 1위 오상욱(25)마저 오심 논란 끝에 8강에서 탈락했다. 2012 런던 대회 때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사격 황제’ 진종오(42)도 주 종목이었던 50m 권총이 사라진 이번 대회 때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이기광 국민대 교수(체육학)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떤 나라든지 다른 나라 선수에 대한 최신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양궁이나 펜싱 사브르는 한국 대표 선수들 기량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상대 선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단체전 전략을 짜기가 수월했을 거다. 또 코로나19 방역이 잘 지켜진 진천선수촌에서 함께 훈련한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요컨대 한국 대표 선수단은 ‘사회적 거리 좁히기’ 상황에서 훈련을 이어갈 수 있었고 그 결과가 단체전 금메달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