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도미니카공 꺾고 2연승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앞쪽)이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A조 예선 3차전에서 팀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5세트 9-9 동점.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블로킹으로 도미니카공화국 히네이리 마르티네스(24)의 공격을 홀로 저지해냈다. 김연경의 손에 맞은 공이 그대로 상대 코트에 떨어지자 선수단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마음을 가다듬고 엔드라인 밖에 선 김연경은 이번엔 서브로 달아나는 득점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2점 차로 벌어지며 한국이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8강 진출의 최대 분수령에서 ‘월드 스타’ 김연경의 존재감이 빛났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4위)이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도미니카공화국(7위)과의 A조 예선 3차전에서 3-2(25-20, 17-25, 25-18, 15-25, 15-12) 풀세트 접전 끝에 이겼다. 전날 케냐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2승 1패로 A조 6팀 중 상위 4팀이 나가는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1세트에만 7득점한 레프트 박정아(28)의 활약으로 첫 세트를 따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도미니카공화국도 2, 4세트를 따내며 물러서지 않았다. 최종 5세트 반복된 균형을 무너뜨린 건 주장 김연경이었다. 9-9에서 김연경의 블로킹, 서브 연속 득점으로 달아난 한국은 14-12에서 박정아가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며 2시간 13분의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은 경기 뒤 “경기 전 라커룸에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님이 이 순간을 위해 (감독 부임 후) 우리가 2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 말이 맞았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계속 졌는데 데이터 분석 등 준비한 것이 잘됐다”고 말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4위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음에도 최우수선수(MVP) 상을 받으며 세계 배구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김연경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코트를 밟고 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도쿄 무대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꿈꾼다. 한국 여자배구로선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도전이다.
기세를 탄 여자배구팀은 31일 오후 7시 40분 운명의 한일전을 치른다. 안방팀 일본은 올림픽을 앞두고 로스터 12명 중 10명의 등번호를 바꾸며 상대 팀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본을 꺾을 경우 8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일본과의 상대 전적은 54승 91패로 열세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