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개 섬으로 이루어진 관광명소, 플라스틱 쓰레기로 늘 골머리 새만금개발공사, 주민과 힘합쳐 친환경 섬 만들기 본격 나서 카페 21곳 갈대 빨대로 첫발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에 있는 카페 21곳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친환경 갈대 빨대. 새만금개발공사 제공
63개의 섬으로 이뤄진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 100m를 걸어 나가도 물이 허리까지밖에 차지 않는 명사십리해수욕장, 아름다운 해변과 정겨운 어촌 풍경을 간직한 관광 명소다. 2017년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놓이면서 해마다 3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섬에는 활기가 돌았지만 골칫거리도 생겼다. 섬에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고군산군도에서 ‘플라스틱 다이어트’라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이 때문이다.
○ 플라스틱 ‘NO’, 친환경 ‘YES’
이 카페는 이달부터 갈대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빨대를 쓰고 있다. 한 달에 플라스틱 빨대를 6000개 정도 사용했는데, 갈대 빨대를 쓰면서 100L짜리 종량제 봉투 하나 정도의 쓰레기가 줄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광욱 씨(43)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와 마음이 불편했는데 갈대 빨대를 사용하면서 쓰레기가 줄고 손님들 반응도 좋다”며 흐뭇해했다.
친환경 빨대를 쓰는 곳은 이 카페만이 아니다. 고군산군도의 카페 21곳 모두 친환경 빨대를 쓴다. 가족과 함께 섬을 찾은 김은정 씨(41·여)는 “갈대로 만든 빨대는 처음 봤다.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 지역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생각”이라며 신기해했다.
○ 새만금개발공사 에코섬 만들기
고군산군도의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새만금개발공사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어떤 내용으로 할지 주민과 머리를 맞대다 생각 끝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친환경 섬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여기에 한국서부발전과 SK E&S가 동참하면서 모든 카페에 친환경 빨대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빨대 하나를 바꿨다고 친환경 섬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갈대 빨대는 여행객과 주민에게 기후 위기와 환경 보전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충분한 소품이 됐다”고 말했다.
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