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케팅의 진화 배우들 영상 출연 공연소개-인터뷰 무대뒤 보여주는 ‘백스테이지’ 인기 팬층 결집 콘텐츠 티켓 구매 촉진… 팬데믹 타격 입은 공연계에 ‘단비’
뮤지컬 업계가 라이브 커머스로 손을 뻗고 있다. 배우들이 영상에 출연해 공연을 소개하거나 작품에 임하는 개인적 소회, 경험도 털어놓는다. 일반 관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무대 뒤편의 배우 대기실, 분장실, 소품실을 보여주고 제작진을 소개하는 ‘백 스테이지’ 영상도 인기다.
공연의 이런저런 면모를 보여주는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의 목적은 결국 티켓 판매. 팬들은 영상 중간에 등장하는 ‘타임세일’을 기다렸다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한다. 실제로 방송을 마친 다음 날이면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해당 작품의 전날 판매량이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판매 성과도 쏠쏠한 편이다.
뮤지컬 업계의 새로운 판촉 시도가 아주 새로운 일은 아니다. 2009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처음 홈쇼핑에서 티켓을 팔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10년이 흐른 뒤 2019년 뮤지컬 ‘시라노’가 홈쇼핑과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티켓과 굿즈를 판매하자 공연계에서는 라이브 커머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후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9일 열린 뮤지컬 ‘비틀쥬스’의 라이브 커머스 쇼에서 홍나현 배우가 일일 MC를 맡아 공연에 나온 인형을 소개하는 장면. 유튜브 채널 ‘플레이디비’ 캡처
라이브 커머스 쇼는 ‘라이브’를 표방하지만, 백 스테이지 콘텐츠에 한해 녹화 송출하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급박한 상황을 무리하게 촬영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쇼를 기획한 CJ ENM 관계자는 “백 스테이지 풍경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잠재적 관객이 극을 보다 친근하고 재밌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답했다.
올해 6월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에서 뮤지컬 ‘드라큘라’의 주연 김준수 배우가 공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CJ ENM 제공
인터파크TV에서 공연 라이브 커머스를 총괄하는 김선경 콘텐츠팀장은 “팬데믹으로 공연계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6월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자 반응이 좋았다. 작품별, 출연자별 편차는 큰 편이지만 동시 접속자 수가 평균 1만5000여 명에 달하고 다음 날 전석 매진으로 이어진 사례도 많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아직은 초창기라 보완할 점도 많지만 극장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공연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팬층이 결집하는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다른 매체보다 티켓 구매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라이브 커머스는 할인판매를 통해 공연 관람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마니아층에게 재관람을 유도하는 보완적 마케팅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