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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cm대 근육맨들과 겨룬 황선우 “근력 키워 3년후 제대로 승부”

입력 | 2021-07-30 03:00:00

[도쿄올림픽]강렬한 데뷔 황선우, 다음은 파리




29일 도쿄 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5위(47초82)로 마친 황선우(18)가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올림픽 신기록(47초02)으로 금메달을 딴 세계적인 수영 스타 케일럽 드레슬(25·미국)이 황선우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리며 “생큐”라고 말했다. 100m 준결선과 결선에서 바로 옆 레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한국의 ‘신예’에 대한 예우였다. 드레슬은 28일 100m 준결선이 끝난 뒤에는 “열여덟 살 때의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황선우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황선우는 이날 아시아 신기록(47초56)을 작성했는데 이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카일 차머스(23·호주)가 금메달을 목에 걸 때(47초58)보다 빠른 기록이다.



그만큼 황선우는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유형 200m(25일), 100m(27일) 예선에서 한국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다. 27일 자유형 200m 결선에서는 150m 지점까지 선두로 나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다음 날 100m 준결선에서 아시아기록을 새로 쓰며 아시아 선수로 65년 만에 결선에 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기록 3개, 세계주니어기록 2개, 아시아기록 1개 등 6개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30일 마지막 종목으로 자유형 50m에 출전하지만 어느새 그의 시선은 3년 뒤인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돌핀(출발 후 15m 이내 잠영) 구간이 아쉬웠다. 앞으로 훈련을 통해 보완하겠다. 몸이 적응할 수 있게 서서히 근력을 키워 서양 선수들과 힘으로도 견줘보고 싶다.” 기록제조기가 됐다는 자부심보다는 큰 무대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한 것을 수확으로 여기고 있었다.

전문가들도 ‘엇박자 영법’ 등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선 황선우가 단점을 보완해 간다면 박태환(32) 못지않은 월드 클래스에 진입할 거라 전망한다. 박나리 본보 해설위원은 “이번 올림픽에서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오버페이스를 하고, 터치패드를 찍을 때 고개를 드는 등 미숙한 부분들이 보였다. 그런 단점들을 하나둘씩 지워가다 보면 세계대회 시상대에 오르는 황선우를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고난 감각만으로도 이미 세계 수영을 놀라게 한 그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소 그가 팬이라고 밝혔던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 ITZY의 예지가 그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앞으로 황선우라는 선수를 많이 기억해주면 좋겠다.” 원석에서 보석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그의 눈매가 반짝거렸다.



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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