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여순사건 위령탑 참배를 마친 뒤 여순항쟁 유족회 등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7.30/뉴스1 © News1
73년 아픔을 품고 살아온 여순사건 유족들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여순사건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에 있는 여순항쟁탑을 참배한 후 전남 동부지역 유족회 대표와 관계자 등 10여명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여순사건이 좀더 일찍 다뤄지고 공론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들어 여야합의로 진행하게 되어 다소 더뎠던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이규종 여순사건유족연합회장은 “제1야당 대표가 이곳까지 오신 것을 보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사람사는 세상이 되어가는구나 느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주4·3사건은 어느정도 진실규명 단계에 들어섰지만 여순사건은 아직 정확한 희생자수도 알지 못한다”며 “국가공권력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은채 통한의 세월이 흘렀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며 “국가가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함께 여순영령 앞에 나와 사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준석 대표의 여순항쟁탑 방문에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며 “국민의힘에서 73년 통한의 삶을 살아온 여순사건 유족이 한이 풀릴 수 있도록 좀 더 사려깊게 살펴봐달라”고 호소했다.
박소정 순천시 여순사건민관협의회 공동위원장은 “최근 국회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여순사건 특별법을 동아일보가 특정 칼럼을 통해 왜곡한 일이 있었다”며 “국민의힘에서 이런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최경필 여순사건 연구가는 “여순사건의 조속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국방부와 경찰청 등 국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여순사건 기록들의 완전한 공개가 시급하다”며 “과거 진실화해위원회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기록물 공개가 없었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원장, 정운천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 서범수·김정재 의원, 천하람 순천지역위원장 등 10여명의 당직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수시 만흥동에 있는 여순사건희생자위령비를 참배한 후 순천을 방문했다.
(순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