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각각 대구·울산과 경기 북부를 방문해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대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과 전태일 열사 옛 집터를 방문한 뒤 울산 노동역사관1987을 찾았다. 1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았던 이 지사는 약 한 달 만에 다시 대구 경북을 찾아 지역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것. 이 지사는 민주의거 기념탑을 참배한 뒤 “대구경북은 선비 정신과 개혁 정신, 저항 정신이란 위대한 정신을 가진 거인”이라며 “제가 소속한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해달라는 게 아니라 지역 발전, 공정한 세상 만들기 위해 실제 그런 노력하고, 노력이 성과로 증명된 정치세력을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구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 지역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보수정권으로부터 무슨 특별한 혜택 받은 것도 없이 지방이란 이유로 다른 지방보다 차별받고 희생당한 피해지역이 됐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대구·울산을 시작으로 31일 부산·경남, 다음 달 1일 전북·충남, 2일 대전·충북을 연이어 방문한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지역 방문이 적다보니 지방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주중에는 최대한 도정에 집중하면서 주말에 지역을 다니며 후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텃밭인 경기 북부 지역 공략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경기 북부 지역 현안 간담회를 열고 “경기 남북부의 균형발전을 위해 경기북도 설치가 불가피하다”며 “경기북도를 설치해 인프라 구축, 도시발전, 산업성장, 재정자립도 상승을 힘차게 추진해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도가 설치되면 강원도와 함께 평화경제를 위한 메가시티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비경선 때부터 충남을 시작으로 사실상 전국을 순회한 이 전 대표는 이번 주말 수도권에 집중하고 다음 주에는 대구·경북 지역도 방문할 예정이다. 경기북도를 설치하자는 이 전 대표 측 주장에 대해 이 지사는 이날 “시기상조”라며 “정치인, 공무원들 자리 늘리는 혜택은 있겠지만 주민들 삶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강 체제’를 구축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도 계속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의 기본주택은 저소득층에 공급해야 될 임대주택을 축소할 우려가 있고 이낙연 후보의 토지공개념은 주택 공급 가격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두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동시에 공격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