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손가락으로 ‘3관왕’을 표시하고 있다. 2021.7.30/뉴스1 © News1
경기할 때는 어찌 저렇게 차가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침착했는데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내뱉은 말은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소감이었다. 스스로를 잘 컨트롤한 덕분에 큰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이 2020 도쿄 올림픽 첫 3관왕에 등극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엘레나 오시포바를 슛오프 끝에 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양궁은 이번 도쿄 대회부터 혼성전이 신설되면서 3관왕 도전이 가능해졌는데 안산이 최초로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한국 하계올림픽 출전 기록을 통틀어 단일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3관왕’은 안산이 처음이다.
안산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내일도 뭔가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심장이 터질 것 같이 기쁘다”며 “지도해주신 모든 선생님들 덕분에 대회에서 잘 할 수 있었다. 다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기쁨을 표했다.
안산은 “사실 3관왕에 대한 생각은 안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개인전은 운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런데 결승까지 올라가서 ‘운이 좀 따르나보다’라고 생각했다”며 “4강에서 미국의 맥켄지 브라운을 상대하면서 슛오프에서 이겼을 때가 가장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뒤돌아봤다.
이어 “4강에 이어 결승에서도 슛오프까지 갔는데, 계속 혼잣말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안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안산은 관련해 “(정 회장님이) 믿고 있으니 잘 해달라는 격려의 말을 해줬다. 그 덕분에 뭔가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도중 종종 미소를 보이던 안산은 “일부러 더 밝게 시작한 것도 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생각보다 재미가 느껴져서 많이 웃었다”며 “단체전에 함께했던 언니들(장민희, 강채영)이 더 크게 응원해줘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도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