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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거래위원회, 中기업의 IPO 등록 중단”

입력 | 2021-07-30 22:00:00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와 기타 유가증권 판매 등록을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을 강력히 규제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최근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하면서 중국이 중국 기업을 규제로 압박할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새로운 규정도 SEC가 마련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SEC는 기업들에게 중국과 직면한 위험을 어떻게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내리기 전까지 증권발행을 위한 어떠한 등록도 제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며 “이 조치가 얼마나 길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당국 반대에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한 ‘중국판 우버

’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대해 개인 정보 수집 활용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며 신규 회원 가입을 차단했다. 사이버 국가안보 조사, 반독점 조사 등 추가 규제도 잇따랐다. 디디추싱은 NYSE 상장으로 44억 달러(약 5조 원)를 조달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하며 많은 투자자가 큰 손해를 입었다. 디디추싱 사태로 ‘정부 눈치보기’에 나선 자전거 공유업체 ‘헬로’와 인공지능(AI) 의료 솔루션업체 링크닥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미 거래소 상장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디디추싱이 당국을 달래고 투자자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뉴욕증시 상장 폐지 후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디디추싱은 비공개 회사 전환을 검토 중이라는 WSJ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미 CNBC방송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SEC의 이번 조치가 미국 감사 기준을 준수하거나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거부하며 수년간 월가의 골칫거리였던 중국 기업에 대한 미 감독 기관의 반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 SEC는 지난달 “미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독립적 감사를 벌이는 데 실패했다”며 미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 의장을 해고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조종엽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