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화살 탄착군, 5년 전엔 주먹 크기… 이번엔 동전 크기 37년간 양궁 후원해온 현대차그룹, 전기차 기술 등 활용해 훈련 지원 “리우 때보다 편차 적은 화살 선별”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대표팀의 선전에 대해 “화살을 골라내는 기술이 참 중요했다. (기술 덕분에) 화살의 편차 없이 좋은 화살을 골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남녀 양궁 대표팀이 금메달 4개를 일궈낸 성과에 대해 정 회장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 줬고 감독님들도 모두 잘해 줬다. 양궁인 모두가 같이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1일 낮 12시 반쯤 전용기편으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정 회장은 귀국길에 본보 기자와 만나 양궁 대표팀의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이 소개한 기술은 같은 화살을 수십 번 쏴도 같은 탄착군에 명중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70m 거리에서 쐈을 때 사람 주먹 1개 정도 크기의 탄착군에 들어가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탄착군 크기를 100원 동전 크기로 줄이며 정확성을 높였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 충전 커넥터를 정확히 연결할 수 있게 한 자동충전로봇 기술을 응용했다.
경기 외적인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한 안산(20)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준 격려가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은 “(언론에) 나온 게 전부다. 잘하라고 했고 많은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성과에 대한 포상 계획을 묻자 “올림픽이 다 끝난 다음에 하겠다”며 “다른 체육단체들 할 때 다 같이 발표하겠다. 준비를 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에 입국한 뒤 줄곧 양궁 대표팀과 함께했다. 경기 기간 중 관람석에서 양궁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관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자주 포착됐다.
현대차그룹은 37년 동안 양궁을 후원했다. 지원을 하면서도 선수단 선발과 협회 운영에 관여하지 않은 점이 알려지며 스포츠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대차그룹 측은 “단 한 가지 원칙만 주문했는데 협회 운영은 투명하게, 선수 선발은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한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37년간 동행을 통해 세계 최고를 향한 DNA를 공유하며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