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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 출마는 개인적 불행, 패가망신의 길”

입력 | 2021-08-02 11:18:00

윤석열, 초선의원 모임 초청강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좌절하는 나라가 돼선 안돼"
"진보인사 만나 모두 세력화해서 정권연장 막을 것"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일 “제 개인적 정치적 욕심 이런 건 전혀 없다”며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이 돼서 국민들의 넓은 보편적 지지를 받고 그야말로 보수를 떠나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민생을 세밀하게 살피는, 그런 어머니와 같은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그저 법을 집행하는 검사가 천직이라 생각하고 얼마 전까지도 그런 생각을 가져왔지만, 제가 이렇게 참 부족한 능력을 가지고도 정권연장을 저지하는 데 뛰어 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좌절하는 나라가 돼선 절대 안 되겠다, 그리고 그걸 저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대통령에 도전하겠단 생각, 이건 사실 총장 퇴임 때까지 가지지 못했다”며 “이게 보통 일이 아니고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게 명예로운 길이라고 도전하신 분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게 아니냐”며 “이건 정말 모든걸 던지고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질 당할 각오를 하면서 명예나 인간관계를 다 버리고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해볼 생각이면 모르겠지만 저도 이거 결정하는 과정이, 전직 대통령도 사법처리 해봤고 검사로서 숙명이지만 그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했다.

국내 정치 현실에 대해선 “보수, 진보 이런 식으로 이념으로 국민들 성향을 가르는 것은 저는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보수, 중도뿐 아니라 현정권에 실망한 진보, 전제적인 상위하달식의 구조·이념에 빠진 사람들을 제외한 자유로운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까지 넓게 만나고 그분들을 다 세력화해서 비상식적인 정권연장을 막는 데 일조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는 국민이 중심이 되는 정치여야 하고, 경제는 시장을 무시하지 않는, 시장이 이끄는 경제가 돼야 하고, 외교안보는 국내 정치에 악용되는 외교안보가 아니라 정말 국익만을 생각하는 외교안보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도 그동안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많은 변화와 혁신을 해왔지만, 기존 이념과 정치철학을 조금 더 넓혀 가지고 국민의힘과 철학을 같이 하지 않고 생각이 다소 달랐던 분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공정과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 이런 방향으로 국민과 함께 국민의힘 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리고 이 세력은 바꿀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탈원전 논란과 관련해선 “원전을 계속 유지할거냐 말거냐, 원전정책 어떻게 할거냐는 과학의 문제고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문가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 비용이 싸고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써야 하는 건데 과학문제를 정치화시킨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각제 개헌 논란에 관해선 “정권말기 대선을 앞두고 내각제, 개헌 운운한다는 자체는 그야말로 헌법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특정지역구 주민들의 지지에 의해 국회의원 되신 분이 당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게 과연 맞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에 관해선 “대통제는 권력 남용이 가장 큰 문제인데, 대통령에 대한 헌법상 통제가 안 되게 만들어놓은 그 중심이 청와대의 사정기능”이라며 “민정수석실이라는 게 사정기능을 담당하는 국가 공권력 기구를 완전히 통제해서 보고받고 필요에 따라 수사 하고 안 하고, 어떤 건 고발장 들어와도 덮어놓고, 어떤 건 샅샅이 파고 이런다면 국민이 누가 그 정치권력을 신뢰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사정기능을 행사하면 그 사람들은 전문가 아니고 무식해서 그런 거다. 제대로 안다면 그게 자기 죽음의 지름길”이라며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당 실세 정치인도 청와대 사정기능을 말하면 찍소리도 못하게 만드는 건 어렵지도 않다. 그런 걸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백악관에 사정기능이 있나, 일본 총리실에 이런 게 있나. 이런 거는 법무부, 이런 수사기관에서 담당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정보수집도 총리실 안에 여러 공직자에 대한 감찰기능을 갖고 있잖나”라며 “대통령실은 국가 정책을 논해야 하는 것이지, 특정인에 대해 비리정보를 수집하고 그걸로 컨트롤하는 게 결국 대통제 망가뜨리는 주범”이라고 했다.

그는 “내각제에 관한 문제는 지금은 시간을 두고 전문가와 국민여론을 잘 수렴해서 어떤 것이 더 국민을 위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권력구조인지를 시간을 두고 잘 연구를 해서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만들어두면 50년, 100년은 가지 않겠나”라며 “큰 미래비전을 갖고 해야할 문제지, 집권기간 내내 아무일 없다가 느닷없이 정권말기에 내각제 한다, 이게 뭐 하나의 야합도 아니고 이런 식의 개헌논의는 헌법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통합형 선대위 구성 가능성에 관해 “적극 공감하고 지지한다”며 “경선을 통해서 저를 치열하게 견제하며 눈살 찌푸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경선이)끝나는 즉시 바로 그런걸 다 잊어버리고 당이 일치단결해서 대선을 치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진영에 갈려서 죽이냐 살리냐 하는데 남북통일 어떻게 한다는 거냐고 하는 것처럼 여야가 협치해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데 특정 정당 내에서 국민이 볼 때 저렇게 불안할 정도로 간극이 있고 갈등이 있다고 하면 그런 정당에게 어떻게 국민이 힘을 실어줄 수 있겠나”라며 “본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하고 집권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없애고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도 당이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당연히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