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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로마 백신 예약 시스템, 해킹에 마비

입력 | 2021-08-03 03:00:00

접종 의무화 반대 세력 소행 추정
6일 ‘그린패스’ 전면시행 앞두고 “미접종자 차별 말라” 시위 잇달아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주(州)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이 해커 공격으로 마비됐다. 해킹의 정확한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백신 접종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주장하며 정부의 접종 의무화에 반대해온 세력의 소행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라치오주 당국은 “강력한 해킹 공격으로 코로나19 백신 예약 체계가 일시 폐쇄됐다.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시스템이 빨리 복구되지 않으면 백신 접종이 지연되는 등의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수도 로마가 포함된 라치오주 인구는 약 570만 명이다.

이번 해킹 공격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인 이른바 ‘그린패스’ 제도의 전면적인 도입을 앞두고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탈리아 곳곳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6일부터 실내 음식점, 체육·문화시설, 놀이공원 등을 출입하려면 그린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로마와 밀라노, 나폴리 등 주요 도시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자 백신을 맞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일부 시민은 “백신 증명서 도입은 1등 시민과 2등 시민을 나누는 차별”이라며 정부를 규탄했다. 일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대인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붙인 ‘다윗의 별’ 문양까지 착용하고 시위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신규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선 그린패스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월 29일 679명이던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일 5321명으로 늘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