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공방은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이 발단
이낙연 전 대표의 노 전 대통령 탄핵 참여 '배신자' 논란
이낙연·이재명, 공약 이행률 놓고 서로 무능론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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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역주의, 배신자(민주당 적통), 무능론·체급론 등 다양한 프레임을 통해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자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방이 검증 수준을 넘어 네거티브로 흘러가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정체 국면에 빠지는 등 제 살 깎어먹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주의 공방은 이 지사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지난달 2일 이 지사는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영남과 호남을 분할해서 지배전략으로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 지역이 혜택을 봤는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세상도 바뀌었고 정치 구조도 바뀌어서 영남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두 진영간 지역주의 공방은 지난달 23일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현실적으로 이기는 카드가 무엇인지 봤을 때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언론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재개됐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다음날인 이 지사의 발언을 ‘호남 불가론’이라고 비판했고 ‘영남 역차별’ 논란으로 손해를 봤던 이재명 캠프는 “떡 주고 뺨 맞다”며 이 전 대표 공개 사과와 배 대변인 문책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캠프는 물론 후보 본인까지 뛰어든 공방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역주의 공방으로 이 지사는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이라는 악재에 직면했고 이 전 대표도 확장력을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두 후보 사이에서는 배신자 논란도 벌어졌다. 범친문인 이낙연 대표 캠프는 비주류인 이 지사를 향해 ‘민주당 적통’ 공세를 퍼붓다가 친문의 뿌리인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찬반 여부를 밝히라는 이 지사 측의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 역공에 직면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 탄핵 사태는 친노·친문의 역린과도 같은 사건이다.
두 후보는 상대방의 무능론을 제기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시기 저조한 공약 이행률과 당 대표 시절 지지율 하락, 서울·부산 보궐선거 패배 등 성과를 문제 삼아 연일 ‘무능론’을 부각하고 있다. 총리 시절에 LH와 부동산 사태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반면 이낙연 캠프는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라는 점을 들어 “대통령 ‘디스(폄훼)’”라고 맞서고 있다.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의 공약 이행률이 높다는 근거가 없다며 ‘분식(粉飾)’ 의혹을 꺼내 들었고 이 전 대표는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고 이 지사과 비교되는 체급론까지 제기했다.
무능론·체급론 공방은 서로에게 국정 운영을 맡을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으로,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 박빙으로 예상되는 본선에서 야당 후보의 공세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두 후보간 네거티브가 이어지면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당내 움직임이 포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