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삼성생명서 동고동락 지구촌 함께 누비며 훈련 파트너도
201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나란히 우승했던 류한수(왼쪽)와 김현우. 김현우 제공
“TV 앞에서 맞절할 준비하고 있으려고요.”
도쿄행 티켓을 따지 못한 2012 런던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현우(33)는 도쿄 올림픽 레슬링 경기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kg급에 출전하는 류한수(33)가 금메달을 따면 자신이 해오던 매트 위에 태극기를 깔고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1일 김민석(그레코로만형 130kg급)이 16강 첫 경기에서 탈락하면서 한국 선수 중에는 류한수만이 유일한 희망으로 남았다. 김현우는 5월 세계 쿼터 대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아 도전이 무산됐다.
‘한국 레슬링 쌍두마차’로 불려온 류한수와 김현우의 관계는 각별하다. 같은 1988년생이지만 생일이 2월인 류한수가 1년 선배다. 같은 소속팀(삼성생명)에서 2006년부터 15년 가까이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전 세계를 누볐다. 김현우가 2012년 런던에서 금메달을 딸 때는 류한수가 연습 파트너였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당시 감독이 심판 판정 항의로 퇴장당하면서 류한수의 경기 때 김현우가 세컨드 코치로 들어갔다. 류한수는 먼저 올림픽 티켓을 따내고도 세계 쿼터 대회에 출전하는 김현우를 도우러 불가리아에 함께 가기도 했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