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 클라이밍 볼더링 예선전에서 한국 천종원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1.8.3/뉴스1
“양궁 등에서 대단한 성적을 내 귀감을 줬던 어린 선수들처럼 저도 되고 싶었는데….”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 천종원(25·노스페이스)이 또 한 번의 한국 선수단 깜짝 메달을 향해 선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천종원은 3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예선에서 스피드, 볼더링, 리드 종목 합산 10위에 올라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은 3종목 순위를 곱해 점수가 가장 적은 선수가 1위가 된다. 스피드는 높이 15m, 95도 경사면 벽을 빠른 시간으로 올라가는지 가리고 볼더링은 로프없이 4.5m 벽의 여러 루트를 올라 꼭대기를 얼마나 적은 시도로 잡는지 겨룬다. 리드는 15m 경사면에 돌출되게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잡고 6분 안에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종목이다.
2015, 2017년 세계 1위에 오른 자신의 주종목 볼더링에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4개 코스를 자신있게 공략했지만 3번째 코스에서만 꼭대기(TOP)를 잡고, 3차례 탑 아래 지점 존(Zone)을 잡아 10위에 머물렀다. 4번째 코스에서 존을 잡고 꼭대기로 치고 올라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 리드 종목을 남겨두고 50점(5위×10위)으로 5위를 유지하며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지만 리드에서 다시 26번째 구조물을 잡고 떨어지면서 16위에그쳤다. 총점 800점(5위×10위×16위)으로 10위에 그치면서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천종원은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첫 올림픽 출전에서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며 3년 뒤 올림픽을 기약했다. 천종원은 “2~3위 정도 예상한 볼더링에서 경기 운영을 잘 하지 못했다. 변수가 많지만 대처를 못했다. 비인기 종목인데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는데 죄송하다”며 “그래도 스피드에서 1차 시기에 떨어진 상황에서도 긴장과 위축됨 없이 2차 시기 좋은 기록을 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후련하게 웃었다. 천종원은 “진천선수촌 웨이트장에 걸린 역대 메달리스트들의 사진을 보며 나도 저기에 걸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집중을 했는데 아직은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더 성장한 선수로 돌아오겠다. 여자 스포츠클라이밍에 출전하는 (서)채현이가 꼭 잘했으면 좋겠다”며 인생 첫 올림픽을 의미 있게 마무리했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